3월이 되면 난 따뜻한 한 잔의 차를 준비하려 한다.

 한 잔 차를 준비하며 신입생을 맞이하기 위함이다. 찻잔에는 30ml 차가 담기지만 그 속에는 첫 만남의 낯설음을 이겨낼 만한 설레임과 기대감을 또한 마지막 만남의 애뜻함과 아쉬움이 담긴 마음을 담아 내려는 것이다.

 대학 때 다례를 배운 적이 있다. 스승께서 한 잔의 차를 낼 때의 마음가짐을 일러 주시며. 처음 이자 마지막인 듯 매사에 할 수 있는 최선의 정성을 다 하라는 말씀이셨다. 자 주 잊고 지내지만 3월 되어 새로운 얼굴들을 마주하게 되면 다시 다짐하게 된다.

 대학 신입생 때 지도교수님의 당부가 생각난다.

  세 가지를 대학에서 얻어가라 하셨다. 첫째, 학문에 대한 연구이다. 둘째, 동아리 활동, 셋째, 이성에 관한 연구이다. 적성에 맞는 전공을 찾았으니 그 분야에서 열심히 연구하고, 시간을 쪼개어 그동안 맘속에 품고 있던 취미생활을 동아리 활동으로, 또한 이성에 대한 본격적 탐구를 말씀하셨다. 특히 이성에 대한 탐구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신입생들에게 들려주면 꼭 되묻곤 한다.

 교수님은 다 이루셨나요?

 학문에 대한 연구를 소흘하여 지금까지도 하고 있고, Youth-JC 봉사동아리 활동으로 영월, 정선을 다녀왔다고 하면 그 지역친구들이 흐뭇한 미소를 보낸다. 그 동아리에서 이성 친구를 만나 결혼했다고 하면 박수를 쳐준다.

 여기에 두 가지만 더 부탁하고자 한다. 책읽기와 여행이다. 책읽기는 다른 세상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창이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세상을 책을 통해 이해해갔으면 한다, 여유가 조금 있다면 몸으로 세상을 알아보는 여행도 추천하고 싶다. 혼자 떠나도 좋고, 좋은 친구와 가도 좋다. 책읽기와 여행은 언제나 그대를 배신하지 않는다.

 가끔 청춘을 가진 그대들이 힘들고 지쳐 있을 때 나무 사람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너는 특별 하단다』(You are special).

 나무사람은 목수 아저씨가 만들었는데, 한마을에 살고 있었지. 매끄럽고 색이 잘 칠해진, 재주 많은 멋진 나무사람들은 항상 ‘별표’를 받았고, 거칠고 칠이 벗겨진, 재주없는 나무사람들은 늘 ‘잿빛 점표’를 받았지. 나무사람은 별표와 점표를 다른 사람들에게 붙이고 다니는 것이 일상이었어.

 나도 그 중 하나였고, 나는 남들처럼 높이 뛰어 보려 했지만 늘 넘어졌고, 그러면 다른 나무인형들이 달려들어 너도나도 점표를 붙였어. 왜 넘어졌는지 설명하려고 하면 말투가 우스꽝스럽다고 또 다시 점표를 붙였어. 점표를 잔뜩 붙인 나는 밖에 나가기가 싫어졌고, 또 점표를 받을까봐 두려웠어,

 그러던 어느 날 몸에 별표도 점표도 없는 친구를 만나게 되었지. 친구에게 왜 표가 없느냐고 물었지. “별 거 아니야. 난 매일 목수아저씨를 만나러 가.” “왜?” “왜인지는 네가 직접 알아 봐. 아저씨는 언덕 위에 계시거든.”

  나는 목수아저씨를 만나러 갔지만, 용기가 없어 돌아가려는데. “만나서 정말 반갑구나. 어디 네 모습을 한번 보자꾸나.” “저를 아세요?” “물론이지. 내가 널 만들었는걸.”

 “흠… 나쁜 표를 많이 받았구나.” “저도 이런 표를 받고 싶진 않았어요, 아저씨, 전 정말 열심히 노력했어요.” “얘야, 변명할 필요없단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단다. 난 네가 아주 특별하다고 생각해.” “제가 특별하다고요? 저는 빨리 걷지도 못하고, 몸은 여기저기 칠이 벗겨져 있어요. 이런 제가 당신에게 왜 특별하죠?”

 “왜냐하면 내가 널 만들었기 때문이지. 너는 내게 무척 소중하단다. 나는 결코 좋지 못한 나무사람을 만든 적이 없어.” 나는 마음속으로 생각했지. “아저씨의 말이 맞을지도 몰라.” 바로 그 순간, 나의 몸에서 점표 하나가 땅으로 떨어지고 있었지.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그대들은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음을 꼭 명심하길... 그대들은 소중하고 특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