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분해성 플라스틱’ 나왔다

코로나 19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이 확연히 늘었다. 대부분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지는 마스크는 땅속에 묻어도 썩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오염원으로 우려를 낳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3월 한국인은 2.3일당 마스크 1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하루 버려지는 폐마스크가 2000만 개라고 보면 연간 73억 개 이상이 쏟아져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이에 과학자들은 이 엄청난 폐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대안을 찾고 있다. 특히 썩거나 녹아 없어지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이른바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주목하고 있다. 플라스틱은 땅에 묻어도 수백 년간 썩지 않고 거의 반영구적으로 남아있는 게 대부분이다. 반면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땅에 묻으면 썩어서 사라진다. 이처럼 땅에 묻으면 썩어서 사라질 수 있는 이유는 원료의 특성 때문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재료로는 짚, 톱밥, 식물성 기름 등이 있는데 주로 옥수수 전분에서 유래한 PLA란 물질이 쓰인다. PLA는 뜨거운 음식을 담거나 아기가 물고 빨아도 환경호르몬은 물론이고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아 안전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공기가 잘 통하기 때문에 기존 플라스틱 비닐보다 과일이나 채소가 더 신선하게 유지된다는 장점도 있다. PLA를 땅에 묻으면 식물의 자양분이 되는 퇴비처럼 자연스럽게 썩는다. 하지만 플라스틱이 썩으려면 온도 58도 이상, 수분 70% 이상의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조건을 갖춰야만 반년에 걸쳐 90% 이상이 분해된다.

최근에는 좀 더 쉬운 조건에 분해가 이뤄져 기존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쉬팅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재료과학 및 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물만 있으면 상온에서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지난달 22일 공개했다. 쉬팅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플라스틱은 땅에 묻고 따뜻한 물만 부어주면 상온에서도 일주일 만에 80%가 사라진다. 물의 온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분해 속도는 더욱 빠르다. 온도를 50도까지 올리면 6일 이내 완벽하게 분해 가능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플라스틱 제작 단계에서 PLA를 잡아먹는 효소를 넣었다. 효소가 따뜻한 물에 노출되면 PLA의 단단한 구조를 풀어줘 분해가 더욱 빨리 일어나게 하는 원리다.

이처럼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면서 환경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좋은 것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이렇게 천천히 나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환경은 점차 나아질 것이고, 이와 더불어 우리 인간들의 삶의 질도 함께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