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와 대의원회, 그리고 학교. 책임소재는 어디에

 

매년, 매학기 학생회비의 예산집행 결과를 정리한 결산보고서가 학생회가 출범한 이래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제출 및 공시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본적으로 결산 과정을 통해 학생회비와 학교 지원금으로 구성된 총학생회비의 예산 집행 과정과 축제로 생긴 부채가 상환됨을 알 수 있어야하나, 보고서 제출이 생략된 탓에 그 집행 내역이 밝혀지지 않았다.

지출내역이 일자별로 기록된 회계장부와 달리 결산보고서는 세입과 세출 내역을 일정한 형식에 따라 정리해 해당 학기에 집행된 예산을 확정하는 최종적인 보고서다. 이를 통해 총학생회가 확정된 예산을 정당하게 집행했는지를 점검하고 그동안 진행한 사업의 실적을 확인할 수 있다. 『총학생회칙』 제3장 24조는 매년 회계연도 만료일까지 결산서를 작성하여 대의원회의 승인을 득하여 입학학생처장에 보고 후 교내 학보사와 게시판에 게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총학생회칙』 제25조 1항에 따라 총학생회의 결산보고요구권은 대의원회가 갖는다. 예산 집행의 결과를 대의원회에 보고하도록 함으로써 예산집행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집행 과정에서의 불법이나 부당한 사실이 있을 때는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2022년도 올해부터 지난 10년간 결산보고서 제출 여부를 취재한 결과 그동안 단 한 건의 결산보고서조차 확인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수 정기고와 배치기 등의 연예인을 초청하여 축제를 진행했던 33대 버팀목 총학생회를 포함하여 코로나로 인하여 축제를 중단한 36, 37대 학생회까지도 결산보고서가 대의원회 회의록의 첨부 파일에서 누락되어 있는 것이다.

학생회비 사용 내역 공개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가 빗발치자 총학생회에서는 2022년 9월 19일, 각 학과의 학회장을 통해 '학교예산 문제로 에브리타임에 글이 올라왔는데 근거 없는 내용으로 글 올리는 행동은 삼가 바란다. 예산 내역은 11월에 정리 후 일괄공지되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다.'라고 공지가 내려왔고, 이어 2022년 11월 3일 각 반의 카카오톡 톡방을 통해 '예산 결산서가 공개되었다. '학생회비 납부 내역 필참하여 장학복지팀에 방문하라. 사진 및 외부 노출은 불가하다.'라고 일방적 통보가 내려왔다. 하지만 이는 엄연히 위법이자 회칙 위반이다. 정보공개제도 제도를 통해 사립 대학인 강릉영동대학교의 학생회비 결산서와 내역서는 필수적으로 공개해야한다. 따라서 학생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학생이더라도 결산서를 아무런 제약 없이 확인할 수 있어야하는 것이다. 이에 해당 연도의 총학생회와 대의원회 측, 총학생회에서 공지한 장학복지팀에 11월 7일부터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해당 자료를 요청, 2차례나 재방문했으나 받아볼 수 없었다.

결산보고서의 부재는 학생회비의 부채 혹은 공금의 횡령이 발생하더라도 학생회비의 주인인 학생들이 알 수 없다는 문제점을 야기한다. 서울시립대의 경우에도 지난 2019년 축제에 과도한 예산을 집행하고 이를 갚지 못해 생긴 빚이 그동안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한 것도 결산 과정이 없었던 탓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019년에 진행된 축제 ‘대동제’의 예산액은 299만원이었으며 이어 지난 2019학년도 1학기 제1차 정기 대의원회를 통해 새내기 새로배움터(이하 새터) 잔금 965만원이 추가로 축제 예산으로 편성됐다. 하지만 당시 축제 진행을 맡은 업체를 통해 입수한 축제 견적서 상의 총학생회의 결제분은 1809만원이었다. 이외에도 천막 설치와 행사 진행 물품, 경품 등의 비용이 학생회비로 결제됐다. 편성된 예산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사용됐으나 이 같은 내용이 보고되지 않은 것이다. 또한 부채 상환 계획이 있었던 2019학년 2학기 예산 집행도 결산 보고가 이뤄지지 않아 채무가 상환됐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결산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은 총학생회가 우선적으로 지탄받아야하나, 감사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은 대의원회(각 학과의 학회장)와 차일피일 미루며 정보공개를 하지 않는 학교 역시 비판의 대상에서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총학생회의 학생회장을 담당하고 있는 이재훈은 “현재 감사는 영수증 증빙 등을 통해 비용 집행이 잘 이뤄졌는지만 확인하고 집행 자체가 합리적이었는지는 감사 지표상 드러나지 않아 결산 보고는 꼭 필요하다”면서도 “현재 총학생회는 비례대표라 이전까지의 학생회 활동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생략된 결산보고서에 대해 박성주 총학생회 사무국장은 “전 총학생회에 결산안을 요청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하며 “모든 자료는 장학복지팀에 전달하였으니 총학생회에서는 전달해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9일 장학복지팀의 요청으로 재방문한 결과 확인 결과 본교에 총학생회가 출범하여 활동한 지금까지 단 한 건의 결산서조차 '작성 및 제출이 안된 상태'였다. 이에 학교 부처 관계자는 '그동안 학교측에서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다. 22년도(올해) 총학생회와 대의원회부터라도 학교에서 책임지고 결산보고서와 회의 내역 작성을 촉구하겠다. 결산보고서 작성이 완료되면 학교에서 지출 내역 감사 후 지정게시판과 학보사에 매 년 확인할 수 있게 책임지고 올리도록 하겠다.'라고 강변하며 개선 의지를 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