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 7일 만에 3만 명이 모여든 그 곳을 아시나요?

모래시계 공원으로 유명한 강릉 정동진에 또 하나의 명물이 생겼다. 천연기념물 437호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이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해안경비 순찰로로 이용하던 절벽에 목재와 철재 테크를 설치하고 2016년 10월 17일 처음으로 민간에 개방한 2,86km 바닷길이다. 가슴이 뻥 뚫리는 푸른 바다는 기본이고, 2,300만 년 전 지각변동이 빚은 바위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계단 모양의 지형)지역으로 일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정동진과 심곡 어느 쪽으로 걸어도 무방하지만 정동진에서 입장하는 편이 유리하다. 출발지점인 썬 크루즈 리조트 주차장은 심곡항보다 주차하기에 편리하고, 시작지점부터 약 500m는 급경사 내리막이기 때문에 수월하다. 이곳에는 사선으로 혹은 수직으로 세밀하게 갈라진 바위 군상이 거센 파도에 닳고 닳아서 만들어진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간간이 제주에서나 볼 수 있는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과 거세게 밀려드는 파도가 부딪히고 부서져 바위 사이로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장관도 볼 수 있다. 좁은 바위틈에 달라붙어 모진 바람을 이기며 연보라 꽃을 피운 해국도 ‘바다부채길’의 최고 절경은 투구 바위 부근이다. 바다로 툭 튀어나온 투구모양 절벽 주위로 다양한 모양의 크고 작은 바위가 조각 공원처럼 펼쳐져 있다. 고려시대 강감찬 장군이 발가락이 여섯이 육발 호랑이를 백두산으로 쫓아냈다는 전설도 깃든 곳이다.
‘바다부채길’이란 이름은 공모를 통해 정했는데, 강릉이 고향인 소설가 이순원의 작품이다. 강릉의 대표 걷기 길인 ‘바우길’도 그가 지은 이름이다. 이 구간 해안선이 바다로 둥그스름하게 펼쳐져 있어 ‘부채끝’이라 불려왔고, 심곡 부근의 부채 바위는 정면과 측면, 오디서 봐도 부채를 연상시킨다.
바다에 바짝 붙은 길이어서 강풍과 호우, 풍랑주의보가 내려지면 출입을 통제한다. 강릉시청 민원콜센터(033-660-2018)에서 그 날의 통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절기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동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개방한다. 시간 안에 퇴장하려면 오후 3시까지는 입장해야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또 강릉시는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을 낚시통제구역으로 지정·고시하고 연중 낚시행위를 전면 통제키로 했다. 낚시통제구역은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2.86Km 전 구간이다. 이 구역에서 낚시를 하다가 적발되면 1차 20만원, 2차 40만원, 3차 8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되니 참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