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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학과 1학년 김한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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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호] 승인 2013.09.22  0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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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감당하지 못 할 정도로 고민이 많을 때가 있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나는 그보다는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을 더 선호한다. 어디론가 훌쩍 여행을 떠나보거나, 여의치 않다면 혼자 커피 한 잔하는 것으로도 족하다. 그래서 이번엔 마침 가보고 싶었던 ‘커피축제’에 가보기로 했다. 마침 수업이 일찍 끝나서 앞뒤 재지 않고 왕산면방향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그런데 아뿔싸.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어흘리 종점까지 오는 내내 왕산면이라는 글자는 눈에 비치지도 않았다. 그대로 돌아갈까 하다가, 문득 이 낯선 곳에 호기심이 일었다. 첩첩이 쌓인 봉우리들이 둥그런 언덕위로 보이고, 산비탈을 따라 놓인 아스팔트 도로 옆으로 ‘대관령 휴양림’이라는 팻말이 있는 곳.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서 어딘지 모르는 곳에 실려 왔는데, 이대로 돌아가긴 아쉬웠다. 목적지는 대관령 휴양림. 배차시간을 확인해 보았더니 문제없음. 돌아갈 차편걱정이 없어지니 발걸음은 가벼워졌다.

어흘리의 길은 포장이 잘 된 아스팔트길. 그러나 양옆으로는 논두렁이 조붓하게 붙어있는 전형적인 시골의 느낌이 강했다. 논두렁과 아스팔트 사이에는 물이 흐르는 골이 있었는데 그 사이로 개구리의 소리가 들렸다. 대도시에 사는 것도 아니고, 조금만 둘러보면 논이 있는 곳이 많은데, 참 오랜만에 듣는 개구리소리를 들으며 언덕을 넘고, 걷고, 또 걷고 걷다가 너무 힘들면 길바닥 구석 깨끗한 곳에 주저앉기도 하고, 심심하다고 느껴지면 노래도 흥얼거려보고. 다니는 인적이 드물어서 남의 눈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고, 혼자 걷는 것이라 동행하는 사람과 페이스를 맞출 필요가 없다는 것이 편안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다.

바쁘게 살다보면 자신에겐 소홀해 지기 쉽다. 내가 뭘 원하는지, 뭐 때문에 아픈지,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은지. 이런 문제들은 정말 자기 자신과 대화해보아야 하는 문제이다. 다른 이들이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답을 찾아내야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지 다른 사람이 아니다. 남이 나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건 아니지 않은가. 과제나, 친구나, 다른 생각들을 다 배제하고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 내가 뭘 원하고, 뭘 해야 할지 고민이 들 때, 나는 ‘나 홀로’를 택한다.

휴양림의 입구에 도착한 나는 다시 온 길을 되돌아 내려갔다. 고민에 대한 답은 얻었고, 올라오면서 봤던 초목들로도 충분해서 굳이 입장료를 낼 필요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

혹시 고민하는 것이 있다면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이 어떨까. 바다도 좋고, 내 방 이부자리에서라도 상관없다. 나와 내 자신만 있을 수 있다면, 장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열심히 생각하고, 생각해서 자신에게 최상의 답을 찾아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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