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설렌 마음이 가득한 채 학교에 입학을 하고 2학년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 줄거리를 풀자면, 개강을 하고 몇 달이 지나 초기에는 많지 않은 수업을 들으며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 후로부터 시작이 된다. ‘나에게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 하면서 선택한 것이 바로 학보사에 수습기자로서 글을 쓰고, 따로 동아리에도 가입해서 들어가는 것이었다.

 처음 학보사일은 시작이 서툴고 글 솜씨도 형편없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도전의식을 갖고 점차 배워나간다는 마음으로 성실히 임했고, 동아리에서는 학교 외 행사와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도 부족함을 느낀 나머지 결국 동아리 내 부장을 맡았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처음의 초심을 잃게 되면서, 학업도 부진해지고 글을 쓰면서도 많이 혼나고 동아리에서조차도 일을 제대로 수행해내지 못해 울기도 많이 울었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정확히 몰라 그야말로 난처한 입장이 되었다.

 겨울방학이 되면서도 그 후유증은 남았는데, 아침에 일어날 땐 자꾸만 아직도 내가 수업을 받고 있고 밤에 누워있을 땐 머릿속으론 학교에 가면 기사도 써야 하고 동아리 일도 해야 된다는 부담감에 잠을 설쳤던 것 같다. 그렇게 방학이 끝나고 2학년이 되었을 땐 전에는 선배들이 많이 도와주고 알려주었지만 앞으로는 혼자서 이를 헤쳐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서 한동안은 '어느 하나 변변찮은 능력도 없던 내가 너무 섣부른 선택을 했나?'라고 후회를 하게 되면서 우울해있었다.

 하지만 이러했던 예상들과는 달리, '너무 걱정만 했던 탓일까?' 오히려 개강을 하고 나서 글을 쓰면서 전보다 솜씨가 많이 늘었다며 칭찬을 받게 되었고 잘 풀리지 않던 동아리활동도 순조로웠다. 여기까지 버틴 것으로도 대단하고 신기할 따름인데, 학보사일이든 동아리 활동이든 모든 방면에서 얻은 것이 많다고 여겨지게 되다 보니 아직까지 글을 잘 쓰는 편은 아니더라도 스스로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생기게 되었다.

 학보사 4면의 문화면 담당 기자를 맡아 책임감을 갖게 되었고, 기삿거리를 찾으며 평소라면 모르고 지냈을 듯한 강릉에서 시행하는 여러 축제들과 다양한 문화들을 알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전보다 발전한 나를 볼 수 있었고, 종지부를 찍을 때 섭섭하기도 하겠지만 처음 미흡하고 부진했던 내가 이만큼 성장했구나 하며 더 이상 자책 대신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다.

 현재 가지고 있는 나의 목표는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끝까지 잘 마무리하는 것이다. 아직 졸업을 하려면 한참의 시간이 남아있지만 앞으로 어떤 고난이 닥쳐와도 힘들었던 지난날을 생각하면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나처럼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지금 힘들고 괴로운 이 순간도 시간이 지나 성숙해지고 발전되는 전환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