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꺼지거나 없으면 멍하니 시간을 보낼 정도로 스마트폰에 의존해왔다. 얼마 전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는 대형 사고를 치고야 말았다.

나는 언제나 SNS를 통해 음식사진을 올려놓고 먹고 싶다거나 풍경사진을 올리고 가고 싶다 라며 주구장창 업로드에 집착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이런 나에게 스마트폰이 없다는 것은 정말 상상조차 하기 싫은 상황이었다.
 
처음엔 친구들과 가족들 간의 연락문제로 많은 불편함을 겪었었다. 친구와의 약속에서도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될 것을, 약속 시간에 맞게 도착하지 않는 친구를 찾아다닌다고 헤매느라, 몇 분 뒤 약속장소에 도착한 친구와 놀 수 있는 시간을 허무하게 낭비하는 일도 있었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고 제일 힘들었던 일은 나는 평소에 틈날 때마다 SNS를 하거나 모바일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스마트폰이 손에 없자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시간은 매우 더디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고 다른 친구들이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을 때에는 혼자 고립되어 있는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버스를 타고 스마트폰 화면이 아닌 버스 밖 풍경을 보며 친구 집으로 가는 길에 얼마 전에 내가 SNS로 가고 싶다고 올렸던 풍경사진을 보게 되었다.
 
그저 스마트폰에만 정신에 팔려 내 주변에 무엇이 있고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 지 신경도 쓰지 않았었던 나는 신기하기도 했고 조금 반성하기도 했다.
 
요즘은 거리를 걸어봐도 사람 냄새가 나지 않을 정도로 언제부터인가 다들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서 사람얼굴을 보지 않는 것 같다. 친구랑 얘기하는 도중 내 얘기는 듣는 둥 마는 둥 스마트폰만 만지고 있던 친구에게 화를 냈던 기억이 나는데, 되돌아 생각해보니, 나는 화를 낼 자격이 있나 생각이 든다.
 
처음 스마트폰이 손에 없을 땐 정말 불편하고 짜증도 났지만 스마트폰 없는 1주일은 의외로 편하고 자유로웠다. 지금껏 업로드 해왔던 풍경들은 폰 화면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주변에 있었던 걸 깨달았다. 스마트폰에 얽매이지 않고, 화면이 아닌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 행동을 마주보며 살아야겠다고 느꼈다. 그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모든 것들을 충전해야겠다고 다짐했다.